강정마을회 “인권유린 실상에 ‘충격’...정부, 진상 조사하라”
강정마을회 “인권유린 실상에 ‘충격’...정부, 진상 조사하라”
  • 박혜정 기자
  • 승인 2019.06.0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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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회,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 공식 입장 기자회견
"정부와 제주도. 도의회, 즉각적 진상조사...해군, 사과하라"

지난 5월 29일,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가 강정 해군기지건설 과정에서 수많은 인권 침해 사실이 있었다는 점과 그 배후에 여러 불법이 있었음을 밝힌 것과 곤련해 강정마을회 강희봉 마을회장을 비롯해 노인회장, 청년회장, 부녀회장 등은 7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강정 제주해군기지 인권침해 사례 조사결과에 따른 대국민 입장을 밝혔다.

이날 참가한 강정마을 주민들은 제주해군기지 건설 및 추진과정에서 정부와 해군, 제주도, 경찰 등이 총 동원돼 조직적으로 여론을 조작하고 반대주민들을 탄압하기 위한 모의까지 하며 인권유린이 자행된 충격적 사실에 대해 분통을 터뜨리며, 정부차원의 즉각적 후속조치를 촉구했다.

이들은 “조사위원회에서는 정부와 제주도에 사과를 촉구하였고, 나아가 해군, 해경, 국정원 등의 여러 국가기관의 역할과 부당 행위에 대한 정부차원의 진상규명을 요청했다”며 “강정마을회는 마을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운영위원회 등 마을회 조직의 여러 논의절차를 거쳐, 이렇게 대국민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고 설명핶다.

이어 “강정마을회는 동 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에 대해 깊이 공감하며, 그동안 법적 한계 속에서도 적극적인 의지로 강정 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벌어진 탈⋅불법과 인권침해 사실들에 대해 면밀히 조사해 준 진상조사팀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조사위원회에서 제시한 진상규명과 여러 권고에 대해서 우리는 ‘절차적 민주주의를 지키지 않았다’는 조사결과를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또 “강정해군기지 유치 및 결정과정에서 강정마을주민들의 참여 및 의견수렴을 제대로 하지 않고, 또한 여론조사도 지역 의견을 배제하는 등, ‘절차적 민주주의’를 위반하였다는 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는, 강정주민들이 처음 해군기지반대운동에 나설 때부터 주장했던 내용”이라며 “1900여명(투표권자)이 살고 있는 강정주민들 상당수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80여명이 모여 급조된 주민총회에서 해군기지 유치를 탈⋅불법적으로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적법한 주민총회를 개최하여 주민투표를 할 때 찬성 측 주민들이 해군 등과 모의하여 제주도 공무원들과 경찰의 방임 하에 주민투표함 탈취사건이 있었다는 것이 명백하게 밝혀졌다”며 “이는 그동안 대다수 강정마을주민들이 ‘당시 마을회장 등 찬성 측과 해군 및 제주도 등이 사전 모의하여 민주적인 절차를 파괴하면서까지 해군기지 유치를 정하고, 이에 적법한 과정을 거쳐 저항운동을 하여 온 주민들을 억압했다’고 주장해온 내용들을 엄연한 사실로 밝혀준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뒤늦게나마 ‘절차적 민주주의가 지켜지지 않은 사실’을 만천하에 밝혀준 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는, 그동안 강정마을주민들이 ‘절차적 민주주의를 지켜 달라’고 눈물로 부르짖었던 주장이 거짓이나 왜곡이나 과장이 아니라, 지역정서적인 관점이나 사회통념적인 관점을 넘어 국가적인 관점에서도 정당했음을 인정해주었다는 점에서, 크게 공감하며 환영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다양한 인권침해가 있었다’는 조사결과를 환영한다.‘절차적 민주주의를 지키라’는 강정마을주민들의 정당한 저항운동을 해군과 경찰, 제주도 등의 공기관이 다양한 형태로 방해하고, 반대주민들을 괴롭혀 온 사실 또한 동 진상조사로 밝혀졌다”며 “폭언과 행사방해, 집회물품 불법압수는 물론 폭행과 강제연행, 불법봉쇄, 불법체포 등이 이어졌고, 이러한 공권력의 횡포에 저항하는 강정주민들을, 육지경찰을 대대적으로 투입하면서까지 진압하는 전근대적인 행정집행이 있었음은 물론, 유관기관 관계자들(해군, 제주도, 경찰, 국정원 등)이 모여 대책회의를 하며 비민주적인 행정집행과 탈⋅불법을 사전 모의했다는 사실까지 명명백백히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번 진상조사를 통하여 밝혀진 것은 일부라고 생각한다. 이번 조사의 직접 대상이 아닌 해군과 제주도, 국정원 등에서 벌인 탈⋅불법 역시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며 “조사위원회에서는 해군기지 추진과정에서 벌어진 인권침해와 탈⋅불법들에 대하여 정부와 제주도의 사과를 요청했다. 강정마을회에서는 일찍부터 이러한 사과를 요청하여 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번 진상조사는 유의미한 결과를 내어놓았지만, 여전히 밝히지 못한 사안들도 있다. 이에 대하여, 강정마을회는 조사위원회가 ‘정부차원의 진상조사’를 권고 요청한 점에 대해 전적으로 동감한다”며 “우리 마을회에서도 이번 조사에서 밝히지 못한 사안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강정주민들은 해군과 제주도, 경찰 등의 부당하고 탈⋅불법적인 억압을 온 몸으로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에 강정마을회는 조사위원회에서 권고 요청한 ‘정부차원의 진상조사를 통하여 해군과 국정원, 기무사는 물론 제주도 등 관련 기관과 당시의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가 철저히 이루어져, 그동안의 탈⋅불법과 인권침해 사실’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강희봉 강정마을회장은 도민들에게 드리는 말씀을 통해 “도민 여러분, 대다수 도민 여러분이 침묵할 때, 우리 강정주민들은 ‘강정해군기지의 불법적이고도 비민주적인 유치와 부당한 추진에 대해 저항하며 부르짖었다”며 “이제 우리의 저항이 정당했다는 점이 경찰청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로 인정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당시 불법과 부당한 집행, 그리고 인권침해에 앞장섰던 사람들은 아직도 이러한 조사결과를 왜곡하려고 하거나 또는 그러한 일에 가담하지 않았던 것처럼 뻔뻔스럽게 살아가고 있다”며 “그동안 ‘강정주민들의 외로운 저항’이 이제 정당성을 인정받게 되었다는 것으로 그저 유야무야 된다면, 우리 모두는 역사 앞에 죄를 짓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정부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보다 광범위하고, 보다 구체적인 진상조사가 이루어져서, 그동안 강정해군기지 유치결정과 추진과정에서 벌어진 모든 탈⋅불법과 인권침해, 부당한 행정집행 등에 대해 낱낱이 밝혀져야 할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 강정마을회는 ‘진실은 밝히되, 용서한다’는 정신으로, 우리의 아픔을 승화하려고 한다. 지금까지 잘못을 저지른 관계기관이나 당시 관련자들이, 진실을 밝히는 일에 협조한다면, 그리고 당시의 탈⋅불법과 인권침해 사실들이 제대로 밝혀진다면, 우리는 손을 내밀어 그들의 잘못을 용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강정마을 주민들은 이제 더 이상 과거지향적인 생각에 함몰되지 않으려 한다 우리가 힘들 때 함께 해준 여러 활동가들의 활동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면서도, 그러한 활동이 이제 와서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서로 노력하였으면 한다‘며 ”우리는 우리의 선택이 가져올 막중한 역사적 무거움 또한 잘 알고 있다. 이에 강정마을회는 주민공동체를 회복하는 일에 앞장섬은 물론, 새로운 지역공동체를 만드는 일에도 적극 나설 것임을 밝히는 바“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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