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4.3 역사와 수눌음 문화의 가치' - 농촌지도사 이성돈
[기고] '4.3 역사와 수눌음 문화의 가치' - 농촌지도사 이성돈
  • 제주도일보
  • 승인 2019.03.1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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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에 대한 역사는 과거의 이념 문제가 아닌 인권의 문제로 미래를 향해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
제주농업기술원 농촌지도사 이성돈
▲ 제주농업기술원 농촌지도사 이성돈

작년 4.3 70주년 기념식 참석 차 4.3 평화공원에 갔었다. 거기에서 울려 퍼졌던‘아∼통곡의 세월이여. 아∼ 잠들지 않는 남도 한라산이여’라고 부르는 가수 안치환의 노래‘잠들지 않는 남도’는 지금까지 풀지 못하는 4.3의 가치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하게 하는 가사로 아직까지 나의 뇌리를 스친다. 그 만큼 제주 4.3의 상처는 여전히 깊고 또 현재 진행형이기도 하다. 또한 지금이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4.3의 역사적 의미를 어떠한 모습으로 전해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기도 하다.

최근 4.3에 대한 평가가 새롭게 정립은 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4.3은 이념적 색깔을 바탕으로 폄하되어지는 부분이 없지 않은 게 현실이다. 5.18은 광주민주화운동으로서 우리 역사에서 의미 있는 한 페이지로 다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제주 4.3은 초중등 교과서에서 역사적 사건의 하나로만 기술 하고 있을 뿐 그 의미를 아직까지도 제대로 규정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안타까울 따름이다.

4.3 발생 이전으로 제주를 돌이켜 보면, 척박했던 제주에는 제주만의 고유한 농업 공동체가 있었다. ‘수눌음’이라 하여 구성원 간 믿음으로 그 맥을 이어져 왔던 것이다. 그 이전까지의 역사 과정에서 제주는 외세 침략, 강한 태풍, 척박한 토양 등 수많은 고통을 이겨 왔다. 제주인들이 꿋꿋하게 제주를 지켜 올 수 있었던 것은 제주만의 수눌음 공동체가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 들어서면서 제주에서 발생했던 4.3은 제주의 전통적인 수눌음 공동체를 파탄지경에 이르게 하였던 제주인들에게 있어서는 뼈아픈 역사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4.3에 대한 역사는 과거의 이념 문제가 아닌 인권의 문제로 미래를 향해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4.3으로 인한 제주의 수눌음 공동체의 붕괴 이후 이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들이 있어야 할 것이다. 지난 70년처럼 아물지 않는 상처에 이념의 잣대를 들이대는 잔인한 일이 다시는 반복되어선 안 된다는 생각이다. 그래야만이 4.3의 역사적 교훈은 제주에 더 이상 눈물과 아픔에 머물지 않는 평화의 섬으로서의 제주의 가치를 북돋는 계기가 될 것이다.

4.3의 역사는 대립의 상징이 아니라 인권의 가치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여 평화의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 나가는 매개체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10여일 남은 오는 4.3 71주년을 기다리며 제주인들의 끈끈했던 전통 수눌음 문화를 계승하고 인권, 평화의 가치를 되새겨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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