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주영리병원 사업계획서는 어디에 있나?'
[기고] '제주영리병원 사업계획서는 어디에 있나?'
  • 제주도일보
  • 승인 2019.01.24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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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송기호
현) 서울지방변호사회 국제위원 송기호 변호사

지난 달 한국의 대학생이 미국 관광 도중 절벽에서 떨어져 의식불명 중태에 빠진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대학생이 어서 깨어나기를 바란다. 그런데 미국에서 병원치료비로 내야 할 돈이 10억 원이나 된다고 한다. 미국에는 한국과 같은 국민건강보험이 없다.

한국에서는 병원은 국민건강보험증을 거부할 수 없다. 그리고 모든 국민은 의무적으로 국민건강보험에 들어야 한다. 이 두 개는 동전의 양면 또는 수레의 두 바퀴와 같다. 국민이 건강보험료를 내는 이유는 자신의 손에 있는 건강보험증이 어느 병원에서나 보편적 의료서비스를 보장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국민건강보험은 세계에 자랑할 만 하다. 미국도 가지지 못한 사회적 재산이다.

제주영리병원은 최초로 건강보험증을 받지 않는 특례 병원의 탄생이다. 동시에 의료업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회사에게 병원 개설을 허가한 첫 특례이다. 근거가 된 법률 조항의 이름이 아예 ‘의료기관 개설에 관한 특례’라고 되어 있다.

한국의 의료법은 의사와 의료법인만이, 오직 한 곳에서만 병원을 열 수 있게 했다. 의사라고 하더라도 자신이 개설하지 않는 다른 병원의 주주가 될 수 없다.

제주녹지국제병원은 중국의 국영 부동산 개발회사인 녹지그룹이 투자한 사업체이다. 녹지그룹은 의료와 관련이 없는 곳이다. 어떻게 이런 곳에 의료기관 개설 특례를 줄 수 있으며 그 절차는 정당했는가?

나는 의료 관련 사업 경험이 없는 녹지그룹에 준 특례가 제주도 보건의료 특례 조례를 위반했다는 의견이다. 특례 사전 심사 절차를 정한 제주도 조례를 보자. 의료기관 개설 허가 사전 심사를 위해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수 있는데 그 안에는 사업시행자의 ‘유사사업 경험’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포함해야 한다. 병원과 의료 관련 유사 사업 경험을 한 곳에만 허가를 내 주도록 했다. 그런데 녹지그룹은 부동산 개발 회사로서 유사사업 경험이 없다.

그리고 제주도 조례가 정한 유사사업 경험은 녹지그룹 자신의 경험이어야 한다. 타인의 경험을 대신 내세울 수 없다. 경험 있는 타인과 뒤늦게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해도 이것이 자신의 경험으로 되지 않는다.

더욱이 제주도 조례는 한국법인이 우회투자 등을 통해 실질적으로 관여하는 것을 금지하였다. 이 문제는 핵심이다. 외국인에게만 허용되는 영리병원이다보니, 내국인이 사실상 주도하면서 이름만 외국인을 끌어 들여 영리병원을 허가받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제주도 조례는 겉으로만 외국인이고 실질적 지배자는 한국인인 ‘검은 머리 외국인’을 잡아내도록 했다.

그러므로 묻는다. 부동산 회사인 녹지그룹은 무슨 방법으로 의료기관 유사 사업 경험을 증명했는가? 만일 한국 회사들이 녹지그룹에게 유사 사업 경험을 제공하는 식이라면 이는 정당한가? 국내 회사들이 녹지그룹을 이용한 우회 투자가 아닌가?

원희룡 제주도 지사에게 요구한다. 녹지그룹이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즉시 공개해야 한다. 그래서 제조도 조례가 정한 심사 원칙을 원희룡 지사가 잘 지켰는지 검증받아야 한다. 녹지그룹이 의료 유사 경험을 사실상 입증하지 못했는데도 병원 개설 허가를 한 것이라면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

제주영리병원 문제는 단지 제주의 어느 한 병원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의 여덟 곳의 경제자유구역에서는 제주와 같은 외국인 영리병원의 설립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만일 제주영리병원이 합법화된다면 건강보험증을 받지 않는 병원들이 다른 곳에서도 생길 것이다. 제주를 제외한 다른 곳들은 제주도 특례 조례와 같은 최소한의 규제 장치도 없는 상황이다.

온 국민의 관심이 제주영리병원에 쏠려 있다. 원희룡 지사는 국민에게 제대로 대답해야 한다. 그의 첫 답변은 녹지그룹이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공개하는 것이다. 제주도 조례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중국 부동산 회사가 병원 개설자가 될 수 있는지 설명해야 한다. 건강보험료를 내는 국민은 답변을 들을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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